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

by janne choi 2022. 10. 19.
728x90

저자 [허심양]    출판 [한겨레출판]   출간 [2022.10.11]

 


늘 할 일들은 정해져 있는 내 삶은 다람이 쳇바퀴 돌듯 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놓쳐 버린 것들이 참 많다.

생각해 보면 내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냥 마음을 돌아보는 것이 싫었던 것 같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기에 모든 것을 체념하고 잊으려 애쓰며 웃음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은 지나간 일들과 내 마음을 다시금 끄집어내어 돌아보게 했다. 그것이 꼭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이후, 어느새 위로받고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

​이 책은 트라우마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들어 우스갯소리로 ‘트라우마 생겼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저자가 상담한 사람들의 사례를 언급하는데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받은 사람이나 지인으로부터 

성추행, 성폭력을 당한 사람 등 현실에서 경험한다면 견디기 힘들 만한 사례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요즘 

트라우마라는 말을 많이 쓴다고 언급한다. 그런데 트라우마는 단순히 스트레스가 심해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전쟁, 성폭력, 교통사고 등과 같은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커다란 사건을 경험하고 받는 심리적인 상처를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불쑥 어떤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을 때 우리는 빨리 그 일에서 벗어나 현재로 돌아오고, 미래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과거 위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을 때, 잊고 싶은 기억에 삶이 

제한되는 기분이 들 때 우리는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이들에게 이 책은 

살갑고 친절한 상담 선생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의 저자인 임상 심리전문가 허심양은 이렇게 

위로한다. 우리는 트라우마 ‘피해자’이거나 마지못해 목숨을 부지하는 존재가 아니라 “여러 어려움 속에서 목숨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고, 그러니 “살아가는 방법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는 모두 생존자입니다》는 트라우마가 우리에게 남긴 상처를 정확히 이해하고, 한 단계 한 단계 회복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사례와 설명, 워크북 형태의 다양한 요소가 담긴 책이다. 총 31가지의 세세한 주제로 짜인 이 ‘트라우마 

치유 워크북’은, 길고 섬세한 호흡으로 독자를 이끈다. 단계별로 자신의 상태를 차근히 진단하는 장치와 해결책을 두어, 

트라우마가 치유되는 과정을 점차 경험하게 한다. 이는 다른 트라우마 관련 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점이다. 

독자들은 본문 곳곳에 배치된 ‘체크리스트’로 자신을 점검하고, 이해를 돕는 충분한 예시가 곁들여진 ‘일상의 해결책’을 

따라가면서 일대일 상담을 주고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연필 자국을 지우개로 지우듯 트라우마도 말끔히 없앨 수 있을까? 트라우마 치유 4단계(4장 생존에서 삶으로)는 

트라우마 치유가 종결에 이른 듯했는데 어느 순간 다시 재발해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 또는 그런 순간이 두려운 

생존자들을 위한 장이다. 트라우마 후유증은 몸에 남은 수술 자국과 비슷하다. 어느 순간 존재감을 드러내 우리를 

또다시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약의 부작용을 알고 섭취하면 실제 부작용이 나타나도 불안감에 압도되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 1~4단계를 거치며 트라우마의 특성과 영향을 알고, 지금의 변화된 나를 잘 느끼면서 노력했던 과정을 충분히 

격려하면, 트라우마가 재발한다 해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트라우마로부터 “살아남았을 때”도, 앞으로 

“살아갈 때”도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되는 작가의 글에서 따뜻하고 묵직한 위로가 전해진다. 

또한 4단계에선 특별히 ‘성폭력 트라우마 생존자’를 위한 안내와 트라우마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들을 곁에서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도 담았다.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가 개인의 마음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 외부에서 

발생하여 당사자에게 침투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개인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는 일과 더불어 고통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구조의 문제로 확장하는 일”이다. 다시 말하면 ‘연대와 연결감의 힘’을 믿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조금은 견디기 힘들었다. 나도 어린 시절 말 못할 어려움이 있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으며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쳤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는 것,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 후 20대가 되어서 주변 친구들, 연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루아침에 벗어난 것이 아니라 10년, 20 아직 연습 중이니 오랜 시간 

걸린 것 같다. 그만큼 트라우마는 무서운 것이기에 웬만하면 트라우마에 빠질 만한 사건을 겪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고 이런저런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다 보면 내가 바라는 것만 경험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한 트라우마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 상담하면서 어떻게 차근차근 극복해 가는지를 보여준다. 완전한 해답은 없다. 

상담하면 다시는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차근차근 설명하고 제시하는 방법과 사례를 읽다 

보면 어느새 읽는 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책에 공감하게 된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함께 아파하고 

화내고 눈물 흘리다 보면 얻게 되는 위로가 독자에게도 있다. 그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마법 같은 선물이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목소리를 통해 그것을 접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 

300x250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의 밤이 편안했으면 해  (0) 2022.10.22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0) 2022.10.19
자유로부터의 도피  (0) 2022.10.18
무의식 2  (0) 2022.10.17
무의식 1  (0) 2022.10.17

댓글


<